[기고]기술지주회사는 대학의 미래다<박항준 인천대 기술지주회사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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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진 작성일17-09-26 13:44 조회5,728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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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노스웨스턴대의 기술이전수입료 1910억 원 , 2012년 우리나라 전국대학 기술이전 총 수입 554억 원. 이 통계에 따르면 전국 360여개 대학 평균 기술이전료 수입액이 연간 1억6000만 원 꼴이다. 하지만 이전료 수입의 89.5%가 대학의 특허유지비용으로 다시 나가고 있다. GDP대비 세계 6위 규모의 정부 R&D비용(약 16조)의 연구비 회수율은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서 여기저기 대학이 바뀌어야 한다는 주문들뿐이다.
이에 정부는 올해 ‘제5차 기술이전 및 사업화촉진계획‘를 통하여 기술거래를 지원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했다. 이어 대학의 TLO와 기술지주를 활성화함으로써 대학의 기술사업화를 촉진시켜 궁극적으로 대학의 재정 건전성을 스스로 확보하도록 하는 구체적인 지침을 발표했다.
이제 대학은 대학등록금이 아닌 스스로의 수익 창출을 통해 대학운영을 책임지고, 우수학생을 유치해야한다. 한 예로 성균관대의 경우 의대를 포함한 몇몇 학과는 이미 4년 전액 장학금 지급, 매월 50만원씩 학생지원금을 제공하고 있다. 우수학생들을 유치하기 위한 대학의 공격적인 전략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적극적 인재영입의 노력으로 5~10년 후 국내 유명 대학의 판도가 ‘SKY대’에서 ‘SKYS대’로 바뀔 것이란 말이 이미 대학가서 회자되고 있다. 비록 삼성그룹이 대학의 재단이라는 특수한 경우라고는 하지만 이는 향후 우수학생을 유치하여 대학이 살아남을 수 있는 모범 답안일 것이다. 다만, 일반 대학들은 재단이 아닌 TLO와 기술지주가 그 역할을 대행해야 할 뿐이다.
따라서 대학의 위기의식과 생존을 위한 해결책 중 하나로 기술지주에 대한 정부와 교육계의 관심이 늘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녹녹치 않다. 현재 360여 대학 중 34개 대학만이 기술지주를 보유하고 있으며, 160여개 자회사 매출이 500억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34개 대학 내에서 마저도 기술지주 자체의 존재를 모르는 교수들이 태반이라는 것이다. 기술지주의 모기관인 산학협력단에서 조차 기술지주는 미운 오리새끼 취급을 받고 있는 곳이 많다.
사실 2003년 설립된 중국의 칭화대 기술지주나 기술이전 로얄티가 연간 10조에 달하는 이스라엘 와이즈만연구소의 기술지주인 ‘예다’에 비하면 탄생 후 5년밖에 되지 않은 한국의 대학기술지주들이 병아리 수준인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현실이 이렇다 하더라도 포기할 수는 없다. 대학재정은 이제 등록금만으로 충당하는 시기는 지났다. 대학이 살아남으려면 등록금은 계속 줄이고, 장학금은 늘려야 한다.
급박하게 돌아가는 대학환경 변화 속에서 결국 대학이 살아날 길은 대학 스스로 재정을 확충하는 것이다. 아직까지 법적, 사회적으로 대학이 스스로 재정을 적극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은 TLO와 기술지주 밖에 없다. 특히 기술지주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수 있다. 스타 자회사 하나가 대학 전체를 먹여 살릴 수 있는 가공할만한 가능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대학기술지주들 보다 5년 일찍 설립된 중국 칭화대기술지주의 28개 자회사 총 매출은 6조원을 넘기고 있다.
병아리를 보고 당장 계란을 낳지 못한다고 구박만할 것인지, 황금알을 나을 수 있도록 관심을 가지고 꾸준한 투자를 할 것인지는 이제 대학의 손에 달려있다. 기술지주의 미래가 대학의 미래와 함께 한다는 자명한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한국대학신문>